[별건곤] (1929년 9월호)

경성도 근대도시의 특색을 매일 발휘하여 간다. 형식에 있어서도 그러하거니와 이면생활에 있어서도 더욱 그러하다.
기형의 발전, 인위의 도태 등 모든 점에 있어서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첫째 경성은 건설의 경성이냐, 파괴의 경성이냐, 파괴와 건설의 교향악에 행진하는 것이 경성의 현실이다. 건설되는 세력과 파괴되는 세력의 상충은 재래의 모든 형해 위에다 죄악의 금자탑을 세우고 있다. 이것이 경성의 상징이다. 우리는 항상 이 상징화하는 특수한 도시의 공기를 호흡할 때마다 어떠한 질식을 느낀다. 질식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경성인의 규호(叫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