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921년 10월 15일)

본사에 취임한지 월로 계하여 삼삭에 과하고, 일로 수하여 백일에 달하도다.
그러나 잔무의 정리와 여용의 수습으로 인하야 일말의 예사가 무하게 됨은 어찌 유감이 아니랴. 본보의 창설이 일년이요 칠개월이라. 그 동안 장해도 많았으며 곤핍도 많았도다. 그러나 이에 불구하고 독자의 수가 기만에 달하며 사원의 수가 백명에 급하니 소조한 우리 사회에 있어서는 호대한 기관이요 일종의 광명이라 하겠도다. 그 소유래와 그 소이연이 여하한가. 본사의 발전을 기도하는 우리는 냉정한 태도로 사고할 필요가 유하도다.
제일은 시대의 산물이니 월재 수년에 구주의 대란이 방식하고 평화의 서광이 발현하여 개조의 정신과 해방의 사조가 전세계의 양일한지라 침울에 침울을 적하고 고민에 고민을 가하여 암중에서 모색하고 미로에서 방황하던 우리 민족의 사상계가 쇠약한 원기를 갱장하려 하며 피곤한 신경을 항진하려 하니, 차에 순응하여 민족의 표현기관으로 본보가 탄생된지라 이 곧 천하의 동정이 집중된 소이이며,
제이 주주 각위의 열성이니 본보가 창립된지 기월을 불과하여 재계의 공황이 엄습하매 임립총생하든 각종회사가 파산이 빈빈할 뿐만 아니라, 개인간 대차도 곤란한 시기를 제하여 구리의 도가 박하고 경영의 난을 각오하면서도 그 신용을 진하며 낭탁을 경하야 경제계 대세의 역류를 불구하고 본사가 주식회사로 성립되었나니, 이것은 다 주주제씨의 공에 후하고 사에 박하여 의를 모하고 이를 경히 여기는 열성중으로 출래한 것이라, 여는 독자제씨로 더불어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제삼 간부제씨의 노력이니 기독왈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심과 같이 세상사는 금전으로만 계산하는 것이 아니외다.
본보가 삼대강령을 제창하여 간간악악한 논지와 정정당당한 필법으로 세로의 험준을 돌파하며 대세의 귀추를 통찰하여 진리를 천명하고 허위를 배척하며, 시비를 교판하여 선악을 포폄하며, 미는 감상하고 추는 염피하니 어시에 사회가 정론을 득하고 인중이 귀향을 정하였도다. 이것은 다 학식과 경험이 풍후하고 품성이 고결한 간부제씨에게 소부한 바 다대하도다.
그러나 양마가 과하여도 백악이 불고하면 노마에 등하고, 동량이 입하여도 양공이 쇠핍하면 저력과 무이하나니, 여하히 시대의 조류가 급동하고, 경제의 상황이 양호하고, 간부의 노력이 용장하다 할지라도 독자제씨가 일년 일일과 같이 애독하신 성력이 결하였으면 어찌 과거의 양적을 기하�岵만�까. 원래 본보는 일당일파의 정략상 시설이 아니라, 십삼도를 망라한 사백여 주주의 공동경영이며, 일인일가의 사론편견이 아니라 이천만 민중의 공의 공론을 표현하는 기관이외다. 물론 개인과 개인간에는 이해의 배치도 유하겠고, 감정의 차별도 유하겠고, 지방에 따라서 습관의 상위도 유하겠으나, 동일한 역사와 동일한 언어와 동일한 지경에 처한 우리는 반드시 공통된 이해점이 유하리로다.이 곧 이천만민중의 공리며 공해라 본보의 사명은 공리는 어디까지든지 주장하며 보호할지요, 공해는 어디까지든지 배척하며 방어할지니, 이러한 의미에 있어서 본보는 이천만 민중의 공유물이외다. 그러므로 본보를 애호함은 즉 자기를 애호함이요, 본보를 배척함은 즉 자기를 배척한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라 하나이다. 그러므로 본보가 독자 제씨에게 대하여 애호와 동정을 구함은 의무뿐 아니라 권리이며, 또한 독자 제씨가 본보의 착오된 점에 대하여 비평을 하하여 충고를 발하는 것도, 권리뿐 아니라 의무라 하노라. 다만 전로가 험준하고 군요가 종횡하는 이 사회 이 시대에 처하여 여하히 하였으면 본보의 사명을 완전히 할까, 이 곧 주주제씨와 사원일동과 독자제씨와 같이 협조 공명하여 토구하고 노력할 바외다. 여는 지식이라면 공소뿐이요, 경험이라면 실패뿐이외다. 그러나 이천만민중으로 같이 입하며, 같이 기하며, 같이 노하며, 같이 희하며, 같이 애하며, 같이 낙하려 하는 일편의 미성만 가지고 본사의 미량한 종복이 되려 하오니 양찰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