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오늘날과 같이 침체된 민족운동의 국면을 새로이 건전하고 활발하게 타개하자면 어떠한 방략을 취하여야 하겠습니까. 물론 우리들이 논의하자는 범위는 합법운동에 한할 것이오, 그 방략도 현재 이 단계에 있어 필요한 그 점만을 취급하자는 것이올시다.
|
송진우: | 침체된 국면을 타개할 방략이 꼭 있지요. 그것은 제1착으로 또한 기준적으로 먼저 전민족의 역량을 한곳에 뭉쳤다 할 강력한 중심단체부터 결성시켜 놓는데 있지요. 그것이 없이는 정치운동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느 개인 개인끼리 백날 애쓴대야 그것이 무엇이 되겠습니까. 오직 전민족의 의사를 대표한 큰 단체를 통한 운동이 없이는 방대한 정치운동이란 일어날 수 없는 것이외다. 그런데 현재 우리 사회에는 이런 종류의 정치운동단체가 아직 없다고 봅니다.
|
기자: | 그러면 그 중심단체의 결성이 가망이 없다고 보십니까?
|
송진우: | 지난한 일로 압니다. 지금 현상으로는 중심단체가 만들어지기가 썩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는 정치운동이 용이히 있어지리라고 관측할 수 없습니다.
|
기자: | 그 이유로는?
|
송진우: | 중심단체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는 첫 이유로 조선사람의 이상이 통일되지 못하고 분열되어있는 점이외다. 한쪽에는 민족주의가 성하고 한쪽에서는 사회주의가 있고 또 한쪽에는 무슨 주의 무슨 주의하여 대소, 장단, 정반, 이합이 도무지 잡연 불일치합니다. 그러니까 비록 결사를 이루어 놓았다 할지라도 그는 필연적으로 분열될 소인부터 내포하고 억지로 된 것이지요. 그래서 밤낮 내홍이 일고 성장이 없다가 필경에는 그 수명이 길지 못하고 말지요.
|
기자: | 어찌해서 반드시 그러리라고 관찰하십니까.
|
송진우: | 신간회가 최근에 우리에게 보여준 가장 좋은 예이지요.(중략)… 자 보시오, 무슨 일을 하자면 우리들에게는 강력한 어떤 한 편이 엄연히 임박하여 있지 않습니까. 그에 대한 대책에 우리의 지혜와 힘을 다 부어야 할 터인데 이와같이 내분이 일어서야 오히려 그 내치하기에 바빠서 무슨일이 이루어질 틈이 생기겠습니까. 누가 무슨 일을 한다면 그것을 싸고 덮어주는 것이 아니라 벌써 검사나 판사와 같이 조목조목 치켜들고 비판하고 추궁하고 질문하고 검토하기에 분주합니다. 이것은 전혀 사상이 불일치한데서 나오는 폐해이지요.
|
기자: | 그러면 그 사상의 불일치를 제거하려면?
|
송진우: | 오직 민중의 자각과 문화정도가 향상되어야 하지요.
|
기자: | 다음으로 중심단체가 이뤄지지 못하는 둘째 이유로는?
|
송진우: | 유지 유력한 인사들이 자중부동하는데 이유도 있겠지요.
|
기자: | 탄압이 무서워서일까요.
|
송진우: | 아니지요, 아직 무용한 희생을 피하기 위해서지요. 즉 현하의 분규된 사상관계와 또는 복잡한 주위환경의 사정이 많겠지요.
|
기자: | 그러면 민족운동의 금후의 코-쓰는 어떠하여야 하겠습니까?
|
송진우: | 정치운동의 기본운동을 함에 있지요, 그 준비운동으로 문화운동을 부득이 일으켜야 하겠지요.
|
기자: | 문화운동이라면?
|
송진우: | 교육기관을 충실히 하고 신문 잡지 강습회를 통하여 지식을 계몽시키고 또 소비조합, 협동조합운동을 일으켜서 경제적으로 지탱하여 나갈 길을 열어주어 그래서 문화적, 경제적으로 실제적 훈련을 하여야 되겠지요.
|
기자: | 그밖에는 또 길이 없겠습니까?
|
송진우: | 현하의 환경에 있어서는 더 할말이 없습니다.
|
기자: | 무슨 운동을 일으키는데도 그렇겠고 무슨 국면을 타개하는데도 그렇겠지만 첫째 단체, 둘째 지도자, 셋째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단체결성에는 선생의 뜻을 알았습니다만은 둘째의 지도자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최고통제기관에서 민립대학같은 것을 하루속히 재건하여 획일적 인재부터 양성하여 내놓는 것이 급무가 아니겠습니까?
|
송진우: | 물론 필요하지요, 그렇지만 민립대학이 용이히 되겠습니까.
|
기자: | 김성수씨가 다시 한번 철석같은 결심을 갖고 궐기하여 준다면 밖에서도 그 사업을 능력 성원하여 완성시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송진우: | 김성수씨도 그런 생각이야 있겠지요, 그러나 그의 생각이 아직 공표되지 아니한 이상 나로서 무어라 말할 수 없습니다.
|
기자: | 셋째로 자금은? 지금 이렇게 가상할 수 있을 줄 압니다. 김성수, 최창학, 박영철 등 제씨가 수백만원의 신탁회사를 만들어서 금융조합, 식은, 동척, 기타 자금업자의 손으로부터 전선 각처의 토지가 싼 값으로 마구 방매되어가는 이판에 그 땅들을 전기 신탁회사에서 사들이거나 구조방법을 열어주어서 그 농작물을 통하여 항구적 돈을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한편으로는 조선농민의 경제파멸을 막아주기도 하고.
|
송진우: | 자본가의 이해가 일치한다면 그도 가능하겠지요. 그렇지만 돈있는 사람들도 서로 입장이 다르고 이해가 불일치하니까 실현되기 어려울걸요.
|
기자: | 북미 이승만박사는 돈을 얻기 위하여 연전에 큰 상선 여러 척을 사들여가지고 세계 각지로 돌아다니며 통상을 하고싶다는 계획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만은 어쨌던 특이한 방책이 있어야하지 않겠습니까. 애란서는 과학자를 시켜서 금광을 많이 발견 채광하여 그것으로 자금을 썼다고 하지 않습니까.
|
송진우: | 그러나 그 점이 그렇게 기우할 거리가 아니리라고 보여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