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권두언(1934년 3월호)

쏘콜 운동은 체코슬로바키아 민족을 살려 낸 기초가 되고 원동력이 되었다. 육체적으로 쇠약한 민족은 정신적으로 건전하기를 바랄 수 없으며 위대한 문화를 창조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조선민족도 옛날 그 위명을 중외에 날리던 시절에는 조선민중의 체격 또한 건장했었음을 볼 수 있다. 불행히도 이조 오백년의 문약과 침체는 조선민족으로 하여금 육체적으로 퇴잔케 하는 동시에 그 불가피적 결과로는 민족문화 전반에 선할 퇴보를 보게 만들어 놓았다. 이것을 생각할 때에는 실로 통탄을 마지 아니하는 바이다.
조선에서 새로히 스포츠열이 왕성히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실로 최근 수십년간의 일이다. 이 짧은 동안의 노력이나마 헛되이 돌아가지 않고 이 양 삼년간에 이르러서는 그 결실을 나타내기 시작하여 조선인 스포츠계도 그 방면에 있어서 국제적 활약을 보기에 이르른 것은 실로 경하할 일이오 또 기뻐할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한가지 유감인 것은 조선 스포츠계가 이, 삼의 국제적 선수를 내놓았음에 불구하고 일반적 민중보건체육의 보급은 아직도 전도요원한 감이 있는 것이다. 이 점은 특히 조선 스포츠계에 종사하는 선각자 제위들의 각성을 촉하는 바이다. 이, 삼인의 국제적 선수도 귀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난하지 않은 것이 아니지마는 민족 무궁의 번영을 꾀하는 데는 그것보다도 대중의 보건문제가 더한층 시급한 것이다.
민족적 보건체육의 보급을 촉진하는 원동력을 얻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먼저 전조선 체육단체의 통일을 갈망하는 바이다. 전조선을 돌아보아 거의 동리마다 체육을 장려함으로 목적을 삼은 체육단체들이 임의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유감된 일로는 그들 단체가 아직도 모두 분산되어 있어서 아무런 통일, 아무런 연결도 서로 없는 일이다. 국제적 선수까지 낸 사회에서 한개의 통일된 체육단체조차 없다는 것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신동아>는 이번 스포츠 특집을 발행함에 제하여 조선체육단체 통일안을 제안하는 바이니 삼천리에 널린 각체육단체로부터의 공명이 있어지기를 바라는 바이다.
끝으로 이천삼백만 민중 앞에 삼가 올리고자 하는 말은 체육계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생활 전반에 있어서 오직 스포츠맨십 정신을 굳게 파악하고 스포츠맨십으로써 생활의 지표를 삼기를 바라는 일이다. 개인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스포츠맨십을 잃지 않아야 그 장래가 촉망되는 것이다.
억세게, 굳세게, 쾌활하게, 남보다 나으려고, 이기려고, 그러나 스포츠맨답게, …이러한 건실한 생활을 목표로 다같이 돌진하기를 절망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