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협동기관조직의 필요와 가능 여하?
[혜성] 제1권1호 (1931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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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것은 나는 아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민족의 협동기관이라 하면 외면으로는 물론 좋고 다수인의 결합이니까 힘이 강할 것 같지마는 실상은 아무 힘도 없고 그냥 또 시시부지하고 말기가 쉽습니다. 우리가 무슨 구락부모양으로 1년에 몇번씩 모여서 한담이나 서로 하고 의사나 교환하는 그런 일을 한다면 이어니와 적어도 민족적으로 무슨 운동을 한다면 그 단체의 구성분자가 철저한 의식과 주의가 서고 생명과 재산을 거기에 희생하겠다는 각오를 가진 인물들이 아니면 아니 되겠습니다. 과거에 우리 조선 사람의 모든 단체와 사업은 그 취지나 강령이 좋지 못하여 성공을 못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분투하는 용기와 성력이 없는 까닭으로 실패를 한 것입니다. 지금도 만일 성심성의로 조선을 위하고 조선민족을 위하여 일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만 동지 몇 사람끼리라도 서로 힘을 합하여 기치를 선명하게 들고나서 실질있게 일을 한다면 거기에 뜻이 있는 사람은 향응하여 그 단체의 노력이 커지고 일도 힘있게 잘 할 수가 있지마는 다만 막연하게 우리가 같이 단결하여야 되겠다고 하여 누가 발기하여 권유인회를 하게 한다면 그것은 개인본위의 결합이나 단체본위의 결합이나 결국은 아무 실력이 없이 제이 신간회가 되고 말 것입니다. 대단히 미안한 말이지마는 어떤 회합이든지 우리 조선사람은 적어도 권리주장하는 사람은 많은 것 같습니다. 회를 할 때 보면 회장 또는 위원장같은 간부운동에는 누구나 격렬한 것 같고 또 무엇을 하느니 하고 안은 많이 내놓고 떠들기는 다 잘하지마는 실시에 금전변출할 방법이라든지 희생적으로 할 인물을 토의하는 마당에 가서는 그저 면면상고하고 아무 소리가 없으니 그래가지고 무슨 일을 하겠는가. 지금에 만일 무슨 운동을 한다면 사회주의자고 민족주의자고 먼저 의무이행 잘 할 사람으로만 그 단체를 조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요 인물에 있어서도 인격으로나 학식으로나 무엇으로나 한 지방하면 기 지방에서 신뢰하는 인물을 움직이게 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최초 일어날 때에도 결코 양을 취할 것이 아니요 질을 취할 것입니다. 중국의 국민당이 지금은 저렇게 세력이 크지마는 본래에야 손문을 중심하여 몇 개인의 동지로 규합된 것이 아닙니까. 기외 다른 민족들도 대개는 그리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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