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광] 제3권10호 (총26호 1931년 10월호)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말할 수 없소. 천도교와 야소교 사이에 서서요. 그것도 어떻게 되어서 세상에 어떻게 전하여진 것이라고 진상을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소? (하고 옛날의 활동을 추억하고 악착한 현실에서는 현실에서는 말 못하겠다는 듯한 씨의 심사는 기자의 상상뿐이 아닐 것이다. 기자는 자연히 말머리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나는 중앙학교에 선생(교장)으로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더구나 어떻게 말할 수 있습니까. 그때의 일반민중의 인심이요? (묻는 기자가 실수다. 그때야 조선이 합방된지 불과 십년, 두사람이 만나도 새나 쥐가 없나 하여 음성을 낮추던 시절이다) 그때는 천지가 음울하고 음산한 기운이 들고 있었습니다. 사상의 통일, 사상의 통일이 그때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지요. 사상의 통일. (하고 다시금 입에 놓이는 그 사상의 통일이라는 것은 온 조선사람이 조선을 사랑한다는 민족주의사상을 가르침이다 - 기자주)
현재 나로서는 이 문제에 대하여 더 말할 수 없소. 다른 이 보고 부분적으로 물어서 종합해 보시오.(기자는 방향을 전연 전환하여 씨의 학생시대를 물었다. 만세이전의 추억이 능히 만세당시의 씨의 활동을 추측하는 데 한 재료가 될 줄 안 까닭이다)
우리가 처음에 동경에 유학을 하던 때는 유학생이 한 백명이나 되었을까, 좀 더 되던 것 같습니다. 대한흥학회라는 것이 있었지요. 그 '한'자가 합방이 없어지고 칠, 팔년후에 학우회라는 것이 생겼소. [학지광]은 누구지요? 처음에 우리가 시작하고 김병로씨가 편집겸 발행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창간사도 내가 썼지요. 일, 이호 난 후에 학우회로 넘겼다고 기억됩니다 (이런 것을 쓰지 말라는 것을 다 쓴 문책은 물론 기자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