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945년 12월 19일)

오늘 대한민국 임시정부 제위를 맞이하여 환영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우리 삼천만 민중의 무한한 감격으로 여기는 바이며 또한 이자리에서 환영의 사를 올리는 본인의 무쌍한 광영으로 생각하는 바입니다.
생각컨대 경술이래 왜적은 이 땅을 유린하고 이 백성을 가학할지라 정부 제위는 사선을 뚫고 원루를 머금은 채 해외로 망명한지 삼십육개성상, 우참풍중에도 일의초일념을 굽히지 않고 오직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의연히 혈투용전하여 왔습니다. 특히 일구일구년 민족자결의 시국에 따라서 삼천리 방방곡곡에 충일한 독립만세소리에 호응하여 이승만박사를 초대 대통령으로 추대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은 세계에 우리 민족의 존립을 선양하였고 일구삼이년 사월 이십팔일 상해사변이 종국을 고할 즈음 김구주석의 용의주도한 지도하에 의사 윤봉길선생의 거사는 왜장 백천을 위시하여 문무 거두를 폭사 혹은 중상케 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성가를 천하에 주지시켰습니다. 어찌 그것뿐이셨습니까. 용략 무비한 의혈단의 활동을 비롯하여 허다한 혁명적 사실은 마디마디 민족투쟁의 역사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점들을 상기할 때 김구주석 이승만박사를 위시하여 정부 제위의 우리에게 준 공헌이야말로 실로 절대하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며 오늘 삼천만 민중이 정부 제위를 맞아 환호하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외정세를 환시하건대 우리나라는 팔월 해방된 이래 독립이 약속된 채 강토는 단절되고 사상은 분열하여 용이히 통일되고 독립될 기운이 간취되지 않을 뿐더러 연합국의 분할 군정은 국제적으로 미묘한 동향을 시하여 완전한 자주독립의 달성에는 아직도 전도가 요원한 감이 없지 않나니 정부 제위를 맞이하여 환영하는 이날에 있어서 이러한 보고를 하지 아니할 수 없는 우리는 진실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태는 시급한 해결을 요하나니 그 해결방법은 오직 한가지가 있다고 믿습니다. 일구일구년 이래 우리 민족의 정치력의 본류로서 신념해 왔던 임시정부가 중핵이 되어서 모든 아류 지파를 구심적으로 응집함으로써 국내통일에 절대의 영도를 발휘하는 동시에 우리의 자주독립의 능력을 국외에 선시하여 급속히 연합국의 승인을 요청하지 않으면 아니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정부 제위의 정치적 역량과 수완에 기대하는 바 크다 하겠거니와 우리도 정부 제위의 현명한 지도에 협력함으로써 국민으로서 담부하여야 할 실무에 절대로 충실할 것을 맹서하는 바입니다. 무사로서 환영사에 대신합니다.

대한민국 이십칠년 십이월 십구일